한성: 사실 트랜스젠더들은 청소년기 때부터 학교, 가정, 사회에서 성적인 괴롭힘이 됐건, 어려움이 됐건 아니면 폭력 등으로 인해서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저도 가족한테 15살 때 폭력과 학대를 경험해서 집을 가출하기 위해서 당장 전단지 뿌리면서 먹고 살기 위해서 15세에 학업을 포기해줬습니다. 제가 아까 그 여성학 강의에서 여성학 강사가 그렇게 대했다는 얘기를 이제 제 바로 옆에서 한 친구와 같이 수업을 들었었어요. 그 친구는 자기를 레디컬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수업을 듣고 끝나더니 저한테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여성학 강사가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냐 그러면서 저한테 하는 얘기가 “아니 이걸 보고서야 나는 이제 깨달았다. 약간 트랜스젠더들을 위한 그런 화장실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때 한참 약간 심산이 뒤틀렸을 때라 “아니 나는 그딴 거 필요 없다 우리는 화장실에 가기 전에 학교에 가질 못한다. 학교에서도 화장실인 양 지내니까 학교에서 우리 마주칠 일 같은 걸로 걱정하지 마라. 감히 우리 동정하지 마라.” 이런 식으로 대답을 했습니다.
물론 트랜스젠더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대학에도 트랜스젠더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트랜스젠더들은 중고등학교도 다니기 어렵습니다. 또 화장실도 문제겠지만 당장 공부할 돈과 집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렇게 대학에서 차별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저한테는 솔직히 포상입니다. 저는 차별받는 게 너무 행복해요. 오히려 제 친구들은 여전히 학교 밖에서 집 밖도 못 나가고 있는데 저 혼자서 이 대학 캠퍼스 누비면서 막 이렇게 잔디밭에서 강연한다고 까불고 있고 아니면 막 통학버스 타고 다니면서 풍경도 보고 교수님들이 나 칭찬해 주고 그런 꼬라지들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더 슬프더라고요. 그래서 트랜스젠더는 어디에나 있고 대학에도 있다고들 말하지만… 성별 정정을 하기 위한 수술을 위해서건 혹은 남들보다 무진장 고생을 해서 결국 어딜 가든, 대학이 됐건 아니면 변호사가 되건 간에 우리는 트랜스젠더인 걸 들키면 안 됩니다. 당신들은 그래서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 한번 그 아까 말했던 그 레디컬 페미니스트 친구 있잖아요. 그 친구가 막 제가 뭐 대자보 쓰고 그러니까 저랑 친해지고 싶어 하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막 저를 엄청 쫓아다녔었는데 그 친구가 당연히 제가 트랜스젠더인 걸 알 줄 알고 막 그냥 “내가 어제 민방위 훈련을 다녀왔는데” 어쩌고 저쩌고 막 이런 얘기하고 그리고 “내가 호르몬 맞으러 가야 되는데” 어쩌고 저쩌고 이런 얘기를 하는데 늘 ‘그렇구나’ 하면서 갸우뚱하는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저는 그래도 얘가 뭐지? 싶었는데, 당연히 그래도 트젠인 거 알겠지 싶었는데 그래서 언제 한번 얘기를 했어요. “내 친구들 다 트렌스젠더다.” 그러니까 얘가 제 성별을 물어보더라고요 그때서야. “몰랐어요?” 막 이러니까 아니 자기는 대학 같은 데에 트랜스젠더가 있을 줄 몰랐다. 심지어 사실은 자기가 커뮤니티에서 봤을 때는 온갖 나쁜 코르셋 같은 거 다 차고 다니는데 막 이렇게 학교에서 백퍼 꼴페미짓 하고 다니니까 너 트랜스젠더인줄 몰랐다. 걔 표현에 따르면 ‘보지 대장부’인 줄 알았다, 이렇게 말한 거예요. 심지어 제가 이제 정치학과거든요. 그러니까 막 이렇게 딱 봐도 누가 봐도 이제 트랜스젠더인 걸 떠나서 모호하게 다니니까 그런 건 줄 알았던 거죠.
이런 것처럼 트랜스젠더가 공부하고 대학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트랜스젠더를 아예 처음 만나본 사람들이건 아니면 평소에 막 트랜스젠더가 여성 인권을 후퇴시킨다 뭐다뭐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나름 떠들고 다녔던 양반들도 아예 상상을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트랜스젠더를 낯설고 두려워하는 이유를 단순히 트랜스젠더를 혐오한다는 이유에서 찾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편협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는 서로 애초에 만날 일이 없이 살았습니다. 모두의 화장실이 문제가 아닙니다. 애초에 대학교라는 공간은 트랜스젠더 혹은 장애인, 소수자에게 열린 공간도 아니고 모두의 학교도 아닙니다. 젠더나 아니면 몸이 이상하고 돈이 없으면 어딘가에 가지 못하는 게, 또는 대학을 상상도 하기 어려운 게, 다른 사람들과 한 공간을 공유하기도 어려운 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 경험을 가지고 살았던 저인 만큼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만약에 트랜스젠더에게 트랜스젠더로서 어떤 그냥 아무개와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학교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함께 또래와 급식을 먹고 운동장을 걸어다니면서 수업을 들을 학교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트랜스젠더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갑자기 막 어디서 막 갑자기 여장하고 나타난 그런 존재가 아니라 10대라는 역사 속에서 서서히 자신을 찾아가고 만들어 나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나눌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정말 불충분한 질문과 뭐 너는 왜 그렇게 생겨 먹었니 너는 왜 그렇게 살기로 선택했니?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질문과 대답을 나누더라도 어쨌든 또래로서 공통의 경험과 유대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그랬더라면 저는 그런 공동체의 화장실이라면 썩 마음에는 안 내켜도 최소한 마음 졸일 일은 없으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런 학교가 있었더라면 그냥 남자 화장실을 쓰건, 여자 화장실을 쓰건, 내가 안 쓰고 싶은 화장실을 쓰던지 간에 막 그런 식으로 나를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 낯설게 대하는 학교에서 모두의 화장실 쓰는 것보다 저는 오히려 더 편하게 화장실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학교에서 사람들이 이 소수자를 쓱 보고 지나치는 그 이상의 마주침을 그런 학교가 있어야 만들 수 있을 거라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